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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소식 및 정보

기억장애 2

by GCG 2023. 1. 20.

그 후 아이는 엄마와 함께 요양원에 할머니를 만나러 갔습니다. 모든 사람이 휠체어에 앉아 있었습니다. 울음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습니다. 아이는 달려가 할머니를 껴안으며 말했습니다. "이걸 좀 보세요. 할머니께 선물을 갖고 왔어요. 할머니가 가장 좋아하는 딸기 아이스크림이에요." 할머니는 컵에 든 아이스크림과 작은 나무 스푼을 받아 아무 말 없이 아이스크림을 드시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스크림을 드시면서 아이에게 미소 짓긴 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아이가 물었습니다. "할머니, 제가 누군지 아시겠어요?" 할머니가 대답하셨습니다. "물론 알지. 넌 나한테 아이스크림을 갖다 주는 아이지?" 아이는 두 팔로 할머니를 껴안으며 말했습니다. "그래요. 하지만 저는 할머니의 손녀딸이기도 해요. 절 기억하지 못하시겠어요?" 할머니는 엷은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기억하냐고? 분명히 기억하지. 넌 나한테 아이스크림을 갖다주는 아이지." 문득 아이는 할머니가 자기를 영원히 기억하지 못하리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할머니는 자기 혼자만의 세계 속에 살고 계셨습니다. 그 세계는 온통 흐릿한 추억들과 고독감만 있는 세계였습니다. 아이는 할머니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할머니, 전 할머니를 아주 많이 사랑해요." 그때 아니는 할머니의 두 뺨에 눈물이 흐르는 걸 보았습니다. 의식적인 기억과 관련된 뇌는 많이 손상되었지만 정서 뇌는 슬픔을 느꼈습니다. 

 

해마와 기억력 감퇴

 

우리는 늙어가면서 질병으로 또는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기억력이 많이 감퇴합니다. 해마는 의식적인 기억을 형성하는데 관련된 중요한 뇌 구조물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해마에 있는 뉴런들은 위의 요인들에 매우 취약합니다. 여러 연구 결과로 시간이 지나면서 나타나는 알츠하이머병의 변화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치매를 일으키는 이 알츠하이머병은 측두엽에서 시작합니다. 특히 해마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해마는 측두엽 속에 들어 있습니다) 우리는 이 사실로부터 왜 건망증이 알츠하이머병의 첫 번째 신호가 되는가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 후 알츠하이머병은 대뇌피질로 파고 들어갑니다. 이 때문에 이 질병이 진행되면서 대뇌피질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지적 기능이 모든 기억과 함께 망가지게 됩니다. 기억이 일시적으로 저장되는 단기기억과 장기적으로 저장되는 장기기억으로 나누어 생각해볼 때, 단기기억은 치매 환자나 기억력이 많이 나빠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별로 문제 되지 않습니다. 문제가 되는 기억은 장기기억입니다. 이런 기억에는 해마를 포함한 측두엽이 중요합니다. 장기기억을 형성하고 인출해내는 데에는 대뇌피질의 앞부분인 전두엽 역시 필요합니다. 학습하려면 주의와 정신 집중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기억계 어디라도 손상되면 심한 기억장애가 생깁니다. 소위 말하는 기억상실증이 일어납니다. 

 

코르사코프 증후군

 

1889년 러시아 의사인 코르사코프는 뇌 손상에 의해서 일어나는 심각한 기억장애를 처음으로 기술했습니다. 그 장애를 그의 이름을 따서 코르사코프 증후군이라고 부릅니다. 코르사코프 증후군은 항상 그렇지는 않지만 보통 오랫동안 알코올 중독의 결과로 나타납니다. 그로 인한 뇌 손상이 원인이 되어 일어나는 심각한 기억장애입니다. 이 증후군을 나타내는 환자는 새로운 기억을 형성할 수 없으나 그들에게 과거의 기억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 환자들은 정상적으로 대화할 수 있습니다. 또 뇌가 손상되기 오래전에 일어났던 일들도 기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뇌 손상이 일어난 이후에 일어난 일들은 기억하지 못합니다. 아래에 소개한 사례는 코르사코프 증후군을 나타내는 환자의 이야기입니다. 

 

딱 멈추어버린 회상

 

이 씨가 뉴욕시 근처에 있는 호스피스를 찾아온 것은 1975년 초였습니다. 그때 이 씨는 단정하게 보였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건강했습니다. 그때 그의 나이 49세였으며 명랑하고 사교적이며 활발했습니다. "안녕하세요. 날씨가 좋습니다. 이 의자에 앉아도 될까요?" 그는 붙임성이 있었고 명랑했습니다. 말도 막힘없이 잘했습니다. 의사가 뭐를 물어봐도 잘 대답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이름과 생년월일, 그가 태어난 작은 마을에 관해서도 설명을 자세히 잘했습니다. 지도까지 그리면서 말입니다. 그는 학창 시절에 일어났던 일, 그 후 군에서 복무할 때 일어났던 일을 신이 나서 이야기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하다가 그의 회상은 어느 시점에 가서 딱 멈추었습니다. 그가 학교시설을 이야기하다가 그 후 이야기가 군 복무 시절로 넘어가면서 시계가 과거에서 현재로 바뀌었습니다. 의사는 깜짝 놀랐습니다. 이 씨가 과거에 겪었던 군 복무 시절의 사건을 현재처럼 표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씨, 그것이 몇년도에 일어난 일입니까?" "1945년도의 일이지요. 뭐가 잘못되었습니까?" 이때 의사가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 씨. 너 지금 몇 살이지?" 의사는 갑자기 반말로 물었습니다. "저 지금 19살 일거에요." 머리가 허연 사람이 말을 더듬거리며 당황해했습니다. "자, 그럼 이걸 좀 봐." 의사는 그렇게 말하면서 그에게 거울을 주었습니다. "거울에 비친 얼굴이 그래 19살 젊은이 얼굴인가?" 그는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비틀거렸습니다. "아니.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것입니까?" 그는 미친 듯이 외쳤습니다. 의사는 자신이 그에게 못 할 짓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의 생각을 당장 딴 데로 돌려야겠다고 생각하면서 그를 창가로 데리고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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