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와 편도체 2

놀랐을 때의 일을 어떻게 잘 기억할 수 있을까요?

 

어바인에 있는 캘리포니아 대학의 맥고프와 그의 동료들이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습니다. 백고프 실험실에서는 오래전부터 기억과정을 굳히는 데 있어서 아드레날린과 같은 호르몬의 역할에 관심을 두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쥐에게 이런 것을 학습시킨 직후에 아드레날린을 주사하면 그 학습에 대한 쥐의 기억이 증진되었습니다. 이것으로 어떤 상황에서 아드레날린이 부신에서 자연적으로 분비되면 그 상황에 대해서는 특히 기억이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보통 우리가 감정을 강하게 느끼면(정서적으로 각성하면) 우리 몸에서 아드레날린이 분비됩니다. 그래서 정서적 상황에 대한 의식적인 기억이 비정서적인 상황에 대한 의식적인 기억보다 더 강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또 아드레날린의 효과를 차단하면 정서적 각성으로 인한 기억 증진 효과가 없어질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는데 실제로 실험을 통해서 이것이 증명되었습니다. 빅고프 실험실에서는 이 가설을 검증했습니다. 그들은 피험자들에게 한 소년이 자전거를 타는 이야기를 읽도록 했습니다. 어떤 피험자들은 '소년이 자전거를 타고 집에 가서 엄마와 함께 자동차를 타고 병원에 의사인 아빠를 태우러 간다'는 이야기(평범한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다른 피험자들은 '소년이 자전거를 타다가 차에 치여 서둘러서 자기의 아빠가 의사로 일하는 병원으로 간다'는 이야기(정서적인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이야기를 읽고 난 후 외상 검사를 하기 전에 각 집단의 피험자 에게 가짜 약을 주었습니다. 이는 모양은 약과 똑같이 생겼으나 실제로는 약 성분이 없는 것입니다. 나머지 반에는 아드레날린의 효과를 차단하는 약물을 주었습니다. 가짜 약을 받은 피험자 중에서 정서적인 이야기를 읽은 피험자들은 평범한 이야기를 읽은 피험자들보다 세부적인 것을 더 잘 기억했습니다. 그러나 아드레날린 차단제를 받은 피험자들의 경우에는 정서적 이야기와 비정서적인 평범한 이야기에 대한 기억에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즉, 이 두 집단은 평범한 이야기를 읽은 가짜 약 집단과 비슷했습니다. 실제로 아드레날린 차단제는 정서적 각성에 대한 기억증진 효과를 없앱니다.

 

어떻게 정서적 상황에서 아드레날린이 부신에서 분비될까요?

 

그것에 대한 해답은 편도체로 거슬러 올라가면 나옵니다. 편도체가 혐오스럽거나 불안을 일으키는 정서 상황을 탐지하면 편도체는 자율신경계를 포함하여 많은 신체 시스템을 가동시킵니다. 그 결과 부신에서 아드레날린이 혈액 속으로 방출됩니다. 방출된 아드레날린은 간접적으로 뇌에 영향을 줍니다. 즉 아드레날린은 간접적으로 뇌, 특히 헤마와 같은 의식적인 기억시스템에 영향을 미쳐서 그 뇌 부위에서 형성되고 있는 기억을 강하게 만들 것입니다. 또한 편도체와 헤마는 서로 간에 직접적인 뉴런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기분 기억

만일 여러분이 지금 우울하다면 여러분은 살아오면서 여러분에게 일어났던 모든 슬픈 기억들, 좌절했던 기억을 떠올릴 것입니다. 그런 마음의 상태에서는 과거에 성공하여 자부심을 느꼈던 일마저도 시시하고 무가치하게 생각됩니다. 얼마가 지난 후 우울한 기분이 서서히 물러가면 세상이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여러분은 다시 여러분에게 일어난 즐거운 일들을 기억에 떠올리게 됩니다.

상태 의존성 기억

어떤 상황이나 상태에서 학습한 것은 동일한 상황이나 상태에서 가장 기억이 잘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당신이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 지갑을 어디에 숨겨 두었다면 지갑에 대해서는 '정신이 말짱할 때보다 '정신이 몽롱한' 상태에서 더 잘 기억할 것입니다. 이런 '상태의존 학습'은 단지 약물 상태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다른 상황에서도 일어납니다. 단어에 대한 기억은 피험자가 새로운 방에서 검사받을 때보다 단어를 학습했던 방에서 검사받을 때가 더 낫습니다. 그리고 학습과 회상을 할 때 피험자가 동일한 기분 상대에 있어도 단어에 대한 기억은 나아집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슬플 때 불쾌한 기억들이 더 떠오르기 쉽고 행복할 때는 유쾌한 기억들이 더 떠오르기 쉽습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우울증인 사람의 경우 가장 잘 들어맞습니다. 우울증인 사람들은 때때로 우울한 기억만을 떠올릴 수 있을 뿐입니다. 우울한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이러한 악순환을 깨뜨리기 위해서 우울한 사람은 집안에만 틀어박혀 우울한 생각만 곱씹을 게 아니라 밖으로 나가서라도 기분 전환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는 아는 사람을 보고 '그 사람이 누구다'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볼 수 있고 또 어떤 대상을 보고 '사과'라고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능력을 획득하는 것이 지각학습입니다. 이런 학습은 신경 쓰지 않아도 일어나기 때문에 우리는 이런 학습을 무시하기 쉽습니다. 뇌 손상된 어떤 사람은 시력은 온전한데 사과를 보고도 '사과'라는 것을 알아보지 못하고, 심지어 자기 아내조차 알아보지 못합니다. 사과나 자기 아내도 기억해야 하고 그 기억이 온전하게 유지되어야 알아볼 수 있습니다.

 

지각도 경험의 영향을 받는다

 

어떤 대상을 무엇으로 지각하느냐도 여러분이 어떤 경험을 했느냐에 의해서 영향받습니다. 애매한 형태를 무엇으로 보느냐는 바로 전에 여러분이 무엇을 보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뭐로 보아야 할지 결정할 수 있는 뚜렷한 단서가 없을 때 우리 뇌는 그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정리하지 못하여 계속해서 해석을 시도해 봅니다. 이러한 맥락효과는 말을 이해하는 데에도 적용됩니다. 우리는 말을 할 때 보통 애매하게 사용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말이 일어나는 맥락에 비추어서 그 말을 해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