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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관해 생각해 볼 점

by GCG 2023. 1. 21.

기억에 관해 생각해 볼 점

 

사람들은 자신에게 중요한 것을 가장 잘 기억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생각은 직관적으로 봐도 그럴듯합니다. 실제로 많은 연구들도 이런 생각을 지지합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중요한 것은 정서를 일으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을 할 때 몇 가지 유념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기억은 선택적이다

 

우리가 겪은 어떤 상황을 기억한다고 할 때 우리는 그때 일어난 상황을 그대로 모두 다 기억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중 일부만 기억합니다. 중요한 증언은 빼고 우리가 어떤 경험을 할 때 감정을 강하게 느꼈을 때는 그 후 기억을 잘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때 겪은 경험 모두가 똑같이 기억이 잘되는 것은 아닙니다. 정서적으로 각성하여 기억이 증진되는 것은 기억 중 일부분입니다. 강도를 만나 총으로 위협받았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훗날 기억하려고 할 때 강도를 만난 그 사건은 그날 일어났던 다른 사건에 비해서 훨씬 더 기억이 잘 될 것입니다. 그러나 강도 사건 때 일어난 세부적인 것 중에서 특히 생생하고 정확하게 기억되는 것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총을 본 것과 같이 그 사건에서 중심적인 것이거나 또는 강도가 안경을 쓰고 있었다거나 다리를 절고 있었다는 것과 같이 대번에 알아볼 수 있는 것과 같은 신체적인 특징에 대해서는 기억이 잘되는 편입니다.

 

강도가 대머리였습니까?

 

그러나 강도가 대머리였는지 아닌지, 타고 도망간 차량의 모델이나 색상이 무엇인지와 같이 다소 주변적인 것이나 사소한 것에 대해서는 기억을 잘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런데 종종 이처럼 사소한 사실들이 용의자를 추적하고 강도를 확실하게 확인하는 데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세부적인 것을 정확하게 기억하는 것은 여러 가지 개인적인 요인에 달려 있으며, 피해자가 그 시간에 어디에 주의를 두었는가에 달려 있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피해자가 자기 얼굴을 겨눈 총에 주의를 두고 범인의 얼굴에는 거의 주의를 두지 않았다면 (아마도 그런 상황에서는 그렇게 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입니다), 강도의 얼굴보다 총의 모습이 더 잘 기억될 것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을 멀리서 모두 지켜보고 있었던 구경꾼이라면 피해자와는 달리 다른 것에 주의를 둘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 사건에 대해 피해자와는 매우 다른 의식적 기억을 지닐 수 있습니다. 의식되는 기억은 사건을 경험하는 동안 어디에 주의를 두었느냐와 아주 밀접하게 관련됩니다. 그러나 무의식적 정서기억을 통해서 주의하지 않았거나 본인이 인식하지 않은 경험의 측면을 잡아낼 수 있습니다. 앞에서 보았듯이, 무의식적 정서기억은 어떤 상황에 대해서 의식적인 기억이 없을 때라도 몸을 통해서 기억이 있다는 것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우리는 긴장하면 우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손바닥에서 땀이 납니다. 땀이 났을 때 그 부분에 약한 전기를 흘려 보면 전기가 잘 흘러 전기전도도가 높아집니다. 이러한 사실을 이용하여 범죄자로 지목되는 사람(피해자) 또는 증인에게 범죄사실과 관련된 사건을 물어볼 수 있습니다. 이때 그 사람은 입으로는 '몰라요'라고 대답하지만 그 사람의 가슴은 두근거리고 손바닥에서는 땀이 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피해자나 증인의 심장 박동률이나 피부의 전기전도도와 같은 자율신경계의 생리적 측정치가 그 사람의 의식적 기억이나 말보다 더 민감한 기억 측정치가 될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이 자율신경계의 기능을 측정할 수 있는 플러그래프 검사(소위 말하는 거짓말탐지기)로, 피해자나 증인의 무의식적 기억을 검사할 수 있습니다. 플러그래프 검사는 그리 신뢰할만하지 않지만, 범죄 사실에 대한 용의자의 무의식적인 반응을 측정하는 수단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비록 이와 같은 검사 결과도 불확실하긴 하지만). 여러분이 확실하다고 느끼는 기억도 원래와는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들은 기억한다는 것이 마치 비디오카메라로 찍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기억해 내는 것을 비디오테이프를 트는 것처럼 기억을 형성해 놓았을 때 그대로 회상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과거에 형성되어 뇌로 들어간 기억은 변하고 앞으로 생겨나는 기억도 변합니다. 정서적 경험에 대한 기억이 강렬하고 생생할지라도 이것이 반드시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기억한다고 할 때 마치 사진을 찍어둔 것처럼 그대로 기억해 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의식하는 기억은 기억을 해낼 때마다 재구성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회상할 때 뇌가 어떤 상태에 있는가에 따라 기억의 회상은 많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실제 생활에서 기억에 저장된 정보를 끄집어낼 때 기억해 낸 내용이 실제의 내용과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국의 심리학자 바트레트경은 의식적인 기억이 회상될 때는 처음 학습한 것을 생략할 뿐만 아니라 학습 경험을 단순화 시키거나 다른 것을 첨가하거나 또는 정교화하거나 합리화한다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이 심리학자는 피험자가 기억해야 할 자극으로 영국인에게는 생소한 북미 인디언의 전설에서 뽑은 이야기를 사용했습니다. 첫 번째 피험자에게 이 이야기를 읽게 한 후 그 피험자는 두 번째 피험자에게 내용을 전달하고 두 번째 피험자는 그다음 피험자에게 전달합니다. 이런 식으로 열 번째 피험자에게까지 이야기를 계속 전달하게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원래의 이야기와 열 번째 피험자가 한 이야기를 비교했습니다. 아래에 원래의 이야기와 마지막 피험자가 회상해 낸 이야기가 나타나 있습니다. 어느 날 유글락의 두 청년이 강으로 물개를 사냥하러 갔습니다. 주위는 안개가 자욱하고 조용했습니다. 그때 그들은 함성을 들었습니다. 이 두 청년은 한판 싸움이 벌어질 것 같다고 생각하여 해안으로 도망가 통나무 뒤에 숨었습니다. 그때 여러 대의 카누가 이 두 청년에게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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