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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소식 및 정보

기억에 관해 생각해 볼 점 3

by GCG 2023. 1. 22.

인지심리학자의 선구자인 나이저 박사는 우주선 챌린저호의 폭발에 대해 사람들의 기억을 두 차례에 걸쳐서 조사했습니다. 즉, 사고 다음날과 사고가 난 몇 년 후에 사람들의 기억을 조사했습니다. 대부분의 피험자는 사고 소식을 들었을 때 자신들이 하고 있었던 일에 대한 기억이 아주 선명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많은 사례에서 몇 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후에 한 기억은 사고 바로 다음 날 보고했던 기억과는 매우 달랐습니다. 이처럼 강한 정서를 느낀 경험에 대한 기억이 생생하게 기억되고 자신의 기억이 정확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세부적인 것들은 부정확한 것이 많이 있습니다. 정서적 사건에 대한 강한 기억도 완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정서적 사건, 특히 심하게 충격을 받은 사건을 경험하면 기억이 더 잘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선택적으로 기억이 상실될 수 있습니다. 수많은 보고를 보면 전투 중인 군인들이나 강간당한 사람, 또는 근친상간을 당한 사람들, 또 다른 폭력 범죄의 희생자들은 그들이 겪은 충격적인 경험에 대한 기억이 매우 약하거나 있지도 않았던 일에 대해 의식적 기억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찰들은 프로이트의 이론, 즉 불쾌한 기억은 억압되어 무의식에 놓이게 된다는 이론과 일치합니다. 그렇지만 충격적인 사건에 대해 기억을 잘 못 하는 데 대해 신경과학자들은 프로이트와는 다른 식으로 설명합니다. 신경과학자들에 의하면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할 때, 우리 몸에서 아드레날린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그 양이 적절한 수준이면 기억을 증진하지만 심한 충격으로 아드레날린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면 기억은 도로 더 나빠진다는 것입니다.

 

맛과 냄새, 그리고 기억

 

우리의 감각은 그것이 시각이든지 청각, 촉각, 미각, 후각이든지 모두 기억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중 미각과 후각은 특히 기억을 잘 불러일으킵니다. 여러분도 어떤 냄새를 맡거나 맛을 느끼면서 어떤 기억이 떠오를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프랑스의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나이가 들어서도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이 놀랍도록 생생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그는 어느 날 마델린이라는 과자 한 조각을 먹었습니다. 그 순간 그 맛은 프루스트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에게 어린 시절과 관련된 냄새나 맛에 대한 기억이 없었더라면 다음과 같은 글이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창조를 낳은 프루스트의 기억

 

어느 겨울날 내가 집에 돌아오자, 어머니가 차를 끓여 주셨습니다. 어머니는 통통하면서 작은 '마델린'이라고 하는 과자를 내놓으셨습니다. 이 과자는 평범한 버터케이크로 틀에 넣고 구워 만듭니다. 그리고 우중충한 오늘, 저는 과자 부스러기가 섞여 있는 차 한 모금이 입천장에 닿는 순간 소스라쳤습니다. 제 몸 안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뭐라고 형용하기 어려운 감미로운 기쁨이, 어디에서인지 모르게 솟아나 저를 휘감았습니다. 어디서 이 벅찬 기쁨이 나에게 올 수 있었을까요? 기쁨이 차와 과자의 맛과 이어져 있다는 것은 느낄 수 있었지만. 어디서 이 기쁨이 왔을까요? 무엇을 뜻하는것일까요? 갑자기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이 맛은 콩브레 시절의 주일날 아침, 레오니 고모가 제게 주던 그 마델린 조각의 맛이었습니다. 레오니 고모가 저에게 준, 라임꽃을 달인 더운물에 담근 마델린 한 조각의 맛인 것을 깨닫자, 즉시 거리에 면한 고모의 방이 있는 회색의 옛 가옥이 극장의 무대처럼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그 집과 함께 마을, 점심 전에 심부름을 하러 가곤 했던 광장, 아침부터 저녁까지 어떤 날씨에도 제가 쏘다녔던 거리, 날씨가 좋을 때면 다 같이 걸어갔던 길들이 나타났습니다. 이제야 우리 집 정원과 스왕 씨 정원의 꽃이란 꽃은 모조리, 또 비본느 시냇물의 수련화와 마을의 선량한 사람들과 그들의 아담한 집과 성당과 콩브레 마을 전체와 그 근방, 그 모든 것이 형태를 갖추고 뿌리를 내려, 마을과 정원과 더불어 저의 찻잔에서 쏟아져 나왔습니다. 프루스트가 마델린의 맛을 음미한 것과 같은 우리의 일상적인 경험이 저절로 생생한 기억을 불러일으킬 때가 있습니다. 프루스트에게 이러한 것에 대한 기억력이 없었다면 그는 세계에서 그렇게 위대한 작가가 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향수 냄새로 재결합한 친구

 

한 여학생의 얘기입니다. 제 친구가 들려준 얘기입니다. 오래 사귀던 남자 친구와 헤어지게 된 친구는 다른 남자를 만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만난 지 서너 번째 되던 어느 날, 그 남자는 향수를 새로 샀다며 몸에 뿌리고 왔습니다. 그 냄새는 친구가 이전에 맡았던 이미 알고 있던 향수 냄새였습니다. 냄새를 맡는 순간 친구는 갑자기 옛 남자친구와 지냈던 좋은 추억들이 영화 필름처럼 머릿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친구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그리움을 느꼈습니다. 결국, 새로 만난 남자에게 결별을 고하고, 다시 옛 남자친구를 만나 다시 사귄다고 합니다. 알고 보니 그 남자는 옛 친구가 항상 몸에 뿌리고 다녔던 그 향수를 뿌렸던 것입니다. 어떤 사람과 비슷한 사람을 힐끔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쁠 때가 있습니다. 제가 어릴 때 살던 동네 근처에 오니까 그동안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어릴 때 기억들이 물밀듯이 떠올랐습니다. 이런 기억이 형성되는 데 관련되는 학습을 생각해봅시다.

만일 이전에 여러분이 이웃집 개한테 물린 적이 있다면 그 집 앞을 지날 때마다 매우 조심스러워지고 신경이 쓰일 것입니다. 여러분은 그 개의 모습과 개 짖는 소리뿐만 아니라 그 집과 뜰에도 신경이 쓰일 것입니다. 그 집과 뜰 역시 여러분에게 정서적인 자극이 된 것입니다. 이는 불유쾌한 사건과 이것들이 연합되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공포 조건화로 파블로프 조건화의 일종입니다. 이전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던 자극인 개의 모습과 개 짖는 소리가 이제 경고신호가 되었으며 이런 자극들은 과거의 경험에 근거해서 잠정적으로 위험한 상황임을 여러분에게 신호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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