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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소식 및 정보

파블로프 조건화

by GCG 2023. 1. 22.

전형적인 공포조건화 실험에서는 보통 피험동물인 쥐를 작은 실험 상자 속에 넣습니다. 소리를 들려주고 약한 전기쇼크를 짧게 발에 가합니다. 소리와 전기쇼크를 몇 번만 짝지어 주면 그 후 쥐는 그 소리를 들으면 무서워합니다. 소리만 들어도 쥐는 하던 일을 멈추고 그 자리에 얼어붙습니다. 즉, 동결반응을 보입니다. 몸을 웅크리고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때 쥐의 털은 곤두서고 혈압은 높아지고 심장박동은 빨라지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혈액 속으로 방출됩니다. 이러한 조건화된 반응들은 또한 영원한 적인 고양이를 만날 때도 나타납니다. 공포조건화가 일어난 쥐에게서는 원래에는 고양이와 같은 자연적인 위험에 부딪혔을 때 반응을 일으키는 신경 기제가 소리로 인해서 활성화되어 그러한 반응이 일어난 것입니다. 

 

파블로프의 개

 

공포조건화는 19세기 말 이반 파블로프가 발견한 절차를 변형시킨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이 위대한 러시아의 생리학자는 자신의 개를 관찰했습니다. 처음에는 개가 종소리가 울릴 때 침을 흘리지 않았습니다. 침이 많이 나게 하는 고기를 먹으면서 종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 개는 나중에 그 종소리를 들으면 고기가 없는 데에도 침을 흘린다는 사실을 파블로프는 관찰했습니다. 파블로프는 입안의 고기와 종소리가 함께 제시되어 두 자극 간에 연합이 뇌에서 형성되었고 따라서 고기 대신 종소리가 침을 흘리게 할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파블로프는 고기를 무조건자극, 종소리를 조건자극이라 했으며, 조건 자극으로 침이 분비되면 이를 조건반응이라 불렀습니다. 고기를 먹으면서 침을 흘리는 것은 조건화가 필요 없이 무조건적으로 일어난다고 하여 무조건반응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용어를 위에서 제시한 쥐의 공포조건화 실험에 적용해 보면, 소리는 조건자극, 전기충격은 무조건자극입니다. 소리를 듣고 얼어붙는 행동반응이나 심장이 두근거리고 혈압이 올라가는 자율계반응은 조건반응들입니다. 전기충격을 받고 일어나는 반응은 무조건반응입니다. 여러분이 옆집 개에게 물린 후 그 개를 보거나 개소리를 듣고 나타내는 반응은 조건반응이고 그 개의 모습이나 개 짖는 소리는 조건자극입니다.

 

공포가 어떻게 생기나?

 

어떤 사람은 어떤 개라도 보면 좋아하는데 또 어떤 사람은 작은 강아지도 무서워합니다. 왜 어떤 사람은 작은 강아지에게도 공포를 느낄까요? 과거에 두려운 경험을 한 결과로 공포가 생길 수 있습니다. 즉, 어렸을 적에 개에게 크게 물린 적이 있었던지 물릴 뻔한 경험이 있는 아이는 자라서 개를 보지 않고 상상만 해도 불안해하고 공포를 느끼게 됩니다. 자동차 사고로 고생을 심하게 한 사람은 자동차를 타는 것부터 시작해서 경적이나 엔진소리 등, 차와 관련된 모든 것에서 불안이나 공포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인간의 공포도 경험에 의해서 학습될 수 있다는 것을 심리학자인 왓슨이 1920년대 실험으로 보여 주었습니다. 왓슨은 11개월 된 앨버트라는 남자아기에게 처음에 흰토끼를 보여 주었고 흰쥐도 보여 주었습니다. 그때 앨버트는 흰 토기도, 흰 쥐도 가지고 놀려고 했습니다. 그 후 왓슨은 앨버트가 흰쥐와 기분 좋게 놀고 있을 때 갑자기 커다란 소리를 내어 그 아기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흰쥐와 놀 때마다 이런 일을 몇 번 반복했더니, 이후 앨버트는 흰쥐만 보면 울고 도망가고 나중에는 흰토끼, 흰 모피코트나 산타클로스의 흰 수염만 봐도 깜짝 놀라서 마구 울어대는 공포반응을 일으켰습니다. '정서기억과 편도체'에서 보겠지만 이런 공포조건화에는 뇌 구조물 중 편도체가 중요합니다. 내 경우에서도 왓슨 실험에서의 앨버트 경우처럼 공포가 경험에 의해서 학습된다는 것을 잘 볼 수 있습니다. 어렸을 적에 저는 처음으로 치과에 갔습니다. 치과 안에는 번쩍번쩍 빛나는 금속 기구들이 꽉 차 있었고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들이 흰 가운을 입고 있었습니다. 한 간호사가 저를 높은 의자에 앉혀 놓았습니다. 근엄한 얼굴을 한 흰 가운을 입은 의사 선생님이 큰 주사기를 들고 서 있었습니다. "입을 크게 벌려." 제가 아무런 대비도 하기 전에 의사 선생님은 잇몸에 주사 한 대를 놓았습니다. 그다음부터는 주사기 같은 것도, 흰 가운도, 병원도 모두 다 무서워졌습니다.

 

S부인의 거미공포증

 

S가 어렸을 때의 일입니다. 그녀의 아버지가 오랫동안 해외 생활을 하다가 막 돌아왔습니다. 모든 가족이 선물을 받기 위해 모여서 짐을 풀고 있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처음 보는 큰 거미가 짐 속에서 나왔습니다. 모두가 깜짝 놀랐으며 그 거미를 잡아서 죽이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 노력은 허사가 되어 거미는 사라지고 다시는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그때 어린 S는 너무나 놀라 가슴이 계속해서 두근거렸습니다. '만일 거미가 나와서 가족을 물면 죽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생각이 얼마 동안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어린 S의 불안은 감소하기는커녕 오히려 새로운 거미를 보면서 더 커졌고, 마침내 거미에 대한 공포로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거미공포증이 생긴 것입니다. 이제는 자라서 결혼했음에도 S는 '큰 거미를 보게 될까 무서워서' 해외여행을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남편이 일요일에 즐기는 캠핑도 함께 가지 못합니다. 또한 S에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그녀 자신이 일상적인 집안일조차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집 안에 있는 많은 가구 속에 거미가 숨어 있기 쉬운데 만일 가구를 움직인다면 뜻밖에 거기에서 거미가 나타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거미와 공포가 연합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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