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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할 수 있는 기억과 의식 되지 않는 기억

by GCG 2023. 1. 20.

우리의 기억에는 의식되는 기억뿐 아니라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기억이 있습니다. 의식되지 않으면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기억이 많이 있습니다. 기억상실증 환자에게서 현저하게 결함이 나타나는 기억은 의식적인 기억이며 그들의 뇌에서는 해마라는 뇌 구조물이 많이 손상됩니다. 해마는 의식적인 기억시스템에 관련됩니다. 기억상실증 환자들에게서 의식적인 기억이 손상되더라도 특정한 기술을 배우는 능력이나 지각하는 능력은 영향받지 않습니다. 이 두 가지 기억과정은 크게 의식적 기억(선언적 기억 또는 의현적 기억이라고도 함)과 의식되지 않는 무의식적 기억(또는 암묵적 기억이라고도 함)으로 분류됩니다. 의식적인 기억시스템과 무의식적 기억시스템도 또한 여러 하위 기억시스템으로 분류됩니다. 각 하위 기억시스템에 관련되는 뇌 부위들을 따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우리 인간이나 동물이 중요한 것을 배울 때 이 기억시스템 중 여러 개가 활동합니다. 우리는 여기서 기억을 우선 의식적인 기억시스템과 무의식적 기억시스템으로 나누어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의식되지 않는 기억이 신체반응으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다니엘 트러넬과 안토니오 다마지오가 소개한 사례를 봅시다. 어떤 사람이 뇌졸중을 일으킨 후 사람의 얼굴 모습만 보고는 사람들을 알아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뇌졸중은 흔히 중풍이라고 부르는 병입니다. 그러나 그 환자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는 그들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이제 그 환자에게 친구나 친척의 사진을 완전히 낯선 사람의 사진과 뒤섞어서 하나씩 보여줍니다. 그 환자는 낯익은 얼굴을 보면서도 그 얼굴을 안다는 것을 의식하지도 못하고 말로 표현하지도 못합니다. 사진들을 보여 주면서 피부 전기전도도(피부에 전기가 얼마나 잘 흐르는가를 측정하는 것)를 측정해 보면, 이 피부 전기전도도는 친숙한 사진을 볼 때에는 모르는 사람의 얼굴을 볼 때와는 다르게 변합니다. 그러니까 몸의 수준에서는 친숙한 얼굴을 알고 있다는 것이 표현됩니다. 이 환자는 의식적인 수준에서는 사진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지 못하여 그 사진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의 피부반응은 비언어적인 수준에서 사진의 주인공을 알아봅니다. 즉, 기억한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우리는 이런 흥미로운 현상을 통해서 의식적으로 회상할 수 있는 기억과 회상할 수 없지만 알고 있는 기억이 서로 다른 뇌 시스템에 의해서 일어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가진 지식 중 어떤 것은 우리가 의식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두 개의 기억시스템에 관해서 살펴볼 것입니다. 이 두 종류의 기억은 별도로 존재하여 두 개의 시스템 중에서 어느 하나가 손상되어도 나머지 하나는 정상적으로 작용합니다. 이를 아래에 나오는 유명한 사례를 통해서 잘 볼 수 있습니다. 

 

의식적인 기억과 해마

 

어떤 뇌 부위가 의식적인 기억과 관련될까요? 이 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에는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요? 우리는 이런 현상을 통해서 무엇을 알 수 있을까요? 20세기 초 프랑스 내과의사인 끌라빠렛드가 어떤 여자 환자를 진찰했습니다. 그 환자는 뇌 손상으로 새로운 기억을 형성하는 능력을 모두 잃었습니다. 환자는 자신의 담당의사인 끌라빠렛드에 대한 기억을 모두 잃었습니다. 환자는 자신의 담당의사인 끌라빠렛드에 대한 기억을 형성할 수 없었기 때문에 끌라빠렛드가 방에 들어설 때마다 의사는 매번 자신을 소개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주 심각해서 심지어 끌라빠렛드가 방을 나갔다가 몇 분 후에 다시 들어올 때에도 그 환자는 조금 전에 자신이 담당의사를 보았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어느 날, 끌라빠렛드가 방에 들어갔습니다. 매번 그랬듯이 의사는 그 여자 환자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녀는 악수를 했습니다. 이때 그녀는 악수하자마자 손을 뒤로 뺐습니다. 왜냐하면 그때 끌라빠렛드가 손안에 압정을 숨기고 있다가 그것으로 그 환자를 찔렀기 때문입니다. 그 후에도 끌라빠렛드가 그 여자 환자를 만나기 위해서 다시 방에 들어가면 그녀는 여전히 의사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의사와 악수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왜 악수하지 않습니까?" 의사가 물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녀는 단지 악수하지 않았습니다. 끌라빠렛드가 악수하면서 압정으로 그녀의 손바닥을 찌른 후 그 의사는 특별한 정서적 의미를 띤 자극이 된 것입니다. 그녀는 그 상황에 대해 의식적인 기억은 하지 못하지만 무의식적으로는 끌라빠렛드와 악수하는 것이 자신에게 해를 준다는 것을 학습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녀의 뇌는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불쾌한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이렇게 저장된 기억을 사용한 것입니다. 이 환자에게 어떤 기억은 남아 있고 어떤 기억은 형성할 수 없다는 것은 학습과 기억시스템이 적어도 두 개는 된다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현상입니다. 이 환자에게 두 개의 기억시스템이 작동하는데, 그 중 하나는 경험에 대한 기억을 형성하였다가 나중에 의식적으로 기억해 낼 수 있는 기억을 만드는 데 관련되는 기억시스템입니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기억이라 하면 의식되는 기억을 생각합니다. 과학자들은 의식에 떠올릴 수 있는 의식적인 기억을 선언적 기억, 또는 외현적 기억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만들어진 기억은 마음속에 떠올라 언어로 표현됩니다. 끌라빠렛드의 환자는 뇌 손상으로 이런 종류의 기억에 장애가 생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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