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각종 소식 및 정보

의식할 수 있는 기억과 의식 되지 않는 기억 3

by GCG 2023. 1. 20.

해마가 손상되거나 제거되고 없는 사람들은 뇌 손상 전에 일어난 일들을 잘 기억하고 있지만 손상 후에 일어난 일들을 거의 기억하지 못합니다. 수술 후에 겪은 의식되는 경험들에 대한 장기기억이 형성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해마가 손상된 환자는 손상 전의 일들을 기억하고 있으나 손상 후에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의식적인 기억을 하지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HM은 뇌 손상 후 부모가 돌아가신 사실이나 자신의 노화까지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해마가 제거되고 현재 70세가 넘은 HM은 거울을 통해 자신의 늙은 모습을 보면서도 그 모습이 자신인지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얼굴을 손으로 만져보고서야 비로소 자신인지 알게 되었고 그때서야 매우 놀라며 비통해 했습니다. 그런데 이 비통한 생각마저도 몇 초만 지나면 잊어 버렸습니다. 

 

기억상실증 환자에게 남아 있는 것

 

HM은 수술 후 어린 시절에 겪었던 사건과 성인기 초기에 일어났던 일들을 기억할 수 있었씁니다. 우리는 장기기억을 형성하는 데 관여하는 뇌 시스템이 장기기억을 저장하는 뇌 시스템과는 다르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HM은 실제로 수술을 받기 2년 전의 일까지 기억할 정도로 수술 전에 일어난 사건에 대한 옛날 기억에는 이상이 없었다. HM의 주된 결함은 이미 장기기억에 확고하게 들어간 정보를 이끌어 내는 데 있는 것이 아니고 새로운 장기기억을 형성하는 데 있습니다. HM의 기억결함은 매우 극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와 같은 기억상실증을 보인다고 해서 모든 학습능력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그의 운동학습과 지각학습은 온전했습니다. 실험자는 HM에게 거울에 비친 별 그림을 보면서 별의 윤곽을 따라 그리게 했습니다. 여러 번 그리면서 실수는 줄어들어 HM의 실력은 향상되었습니다. "이와 똑같은 것을 어제 그렸나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HM은 대답했습니다. HM은 이러한 운동과제를 학습할 수 있으나 자신이 그러한 경험을 한 것에 대해 전혀 기억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자신에게 실험을 시켰던 사람, 실험했던 방, 훈련중에 일어났던 일들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HM의 경우 측두엽에 있는 여러 뇌 부위가 손상되었지만 기억장애를 일으킨 일차적인 뇌 구조물은 해마입니다. 이 구조물은 '바다에 사는 해마'처럼 생겼다고 하여 해마라고 합니다. 기억상실증 환자들은 방금 전에 본 것을 전혀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기억하지 못하는 것과는 달리 한 번 본 것을 다시 볼 때에는 그것을 알아보는 속도가 빨라지며 이미 봤던 것을 처음 보는 것보다 더 좋아합니다. 기억상실증 환자들은 파블로프 조건화나 도구적 조건화도 잘 학습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학습에 대해서는 '연합학습 : 파블로프 조건화'와 '도구적 조건화'에서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행한 한 연구에서는 기억상실증 환자에게 한국 노래에서 따온 멜로디, 즉 그들에게는 친숙하지 않은 멜로디를 들려주고 나중에 재검사하였습니다. 사람들은 보통 생소한 멜로디를 종아하지 않습니다. 기억상실증 환자들은 이전에 그 멜로디를 들었다는 것을 기억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이전에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던 멜로디보다는 들었던 한국 노래를 더 좋아했습니다. 또 어떤 환자들에게 두 사람의 사진을 보여 주면서 사진 속에 있는 인물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 인물 중 한 사람은 '부정직하고 비천하고 약한 사람'이었습니다. 다른 한 사람은 '저녁식사에 초대하고 싶을 정도로 다정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들을 20일 후에 검사한 결과, 기억상실증 환자들은 '나쁜'사람의 사진보다 '다정한'사람의 사진을 더 좋아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의식적으로는 본 것을 기억하지 못하면서도 과거에 본 경험이 현재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무의식적 기억이라고 합니다. 즉, 기억상실증 환자에게 남아 있는 기억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의식할 수 있는 기억과 의식할 수 없는 기억' 부분이 끝났습니다. 제 전달능력이 다소 부족해 제대로 이해하셨을지 좀 걱정이 됩니다. HM의 사례를 통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렸는데 어떻게 보셨나요? 그리고 기억상실증 환자가 기억못하는 부분이 있음에도 기억하는 능력을 어느정도 보존하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선 어떤 생각이 드셨는지요? 다소 전문적인 용어들이 많이 포함되고 딱딱하고 생소한 내용이라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 읽으신 분이 단 한 분이라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내용을 써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이어질 글 주제는 '기억장애'에 관한 내용입니다. 사실 저도 나이가 먹으면서 점점 이름이 생각안나고 갑자기 단어가 생각안나는 일이 꽤 생겼습니다. 여러분들은 이런 일이 없으셨나요? 보통 직장인들에게 많이 생기는 이런 현상은 기억장애라고 볼 순 없습니다. 원인이 과도한 스트레스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으로 언급드릴 내용은 이런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 기억오류가 아닌 '기억장애'에 대한 것입니다. 기억장애의 단계별 유형 구분과 기억상실증, 알츠하이머병 등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다양한 사례를 또 제시해드릴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매우 매우 읽기 어려운 글이지만 계속해서 읽어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가 재미있게 글을 쓰는 재주가 없어 좀 지루한 글이 될 순 있지만 그 내용만은 알차게 담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주시는 피드백은 달게 받고 잘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언제든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글로 남겨 주십시오. 그럼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