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오래 기억하기 위한 방법

몸을 써서 외워라

소리를 내서 외우면 그냥 눈으로 보고 속으로 외우는 것보다 더욱 효과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책'이라는 단어와 'book'이라는 단어는 소리를 낼 때 쓰이는 입의 근육 부위가 다릅니다. 잠재의식 측면에서 입의 근육으로 느꼈던 감각이 단어를 떠올리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그래서 입으로 소리를 내어 암기하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있기 쉬워집니다. 입으로 소리내는 등의 몸을 활용한 암기 방법을 사용할 때는 말, 생각, 문장이 본인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반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입으로 소리내면서 말하면 그 소리가 귀에도 들리기 때문에 그 소리 자체도 기억에 도움을 줍니다. 우리의 두뇌에 정보를 입력할 때 청각, 시각, 체감각(발음, 제스처)의 세 가지 감각을 한꺼번에 사용해야 암기를 더 잘할 수 있습니다. 청각, 시각, 체감각의 3감각을 동시에 사용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 개의 손가락을 펴서 암기해야 할 부분을 하나하나 직접 손 동작으로 가리키며 반복해 말하거나, 읽다가 뭔가 마음에 확 와닿는 내용이 있을 때 무릎이나 손뼉 등을 치며 '바로 이거였어!'라고 말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단순히 이걸 외우겠다고 생각하고 의식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의 몸이 함께 작용하게 만들면 그 모든 행동들이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줍니다. 

 

연상기억법

 

흔히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기억 방법 중 하나는 연상법입니다. 연상기억법으로도 불리우는 이 방법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쉽게 외우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하고 또 오래 기억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럼 이 방법이 정말 효과적일까요? 네. 사실 꽤 효과 있는 방법이 맞습니다. '연상'은 서로 연관지어 생각한다는 뜻입니다. 원래 내가 알고 있었던 지식 또는 정보와 새롭게 익히게 되는 내용을 결합하면 단번에 떠올리기가 매우 수월해지기 때문입니다. 연상기억법을 쓸 때도 앞서 말했던 세 가지의 감각(청각, 시각, 체감각)을 연결지어 한다면 더욱 효과적인 기억력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먼저 시각을 활용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병인양요(1866년)라는 역사적 사실을 암기할 때 '병든 양(병인양요)이 66마리(1866년이기 때문에)라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이미지를 만들어 외웁니다. 지금 딱 떠오르지는 않아 더 이상의 예시를 제시하지 못했지만 굉장히 다양한 예시가 있습니다. 이처럼 암기할 때 이미지를 심상화해서  암기해야 할 대상과 연관지어 놓으면 머릿속에 더 잘 들어올 뿐만 아니라 더 오래 지속됩니다. 이미지가 글보다 더욱 잘 기억되기 때문입니다. 꼭 시각이 아니어도 가능합니다. 이번엔 발음(언어유희)를 사용한 예를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3대 대첩인 한산대첩, 명량대첩, 노량대첩을 외우는 장면을 떠올려보겠습니다. 일단 이렇게 외우는 방법이 있습니다. '왜군을 한 명도 놓치지 마라' 라는 문장을 활용하는 것이죠. 여기서 한 명은 한산대첩과 명량대첩의 각 첫 글자이고 '놓치지'에서의 놓은 발음상 '노'로 들리기도 하기에 노량진대첩을 의미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외운다면 한 문장만으로도 세 개의 유명 해전을 쉽고 오래 외울 수 있는 것입니다. 또 정유재란을 외운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정유소에서 구취가 난다' 라는 이상한 문장을 만들어 냅니다. 여기서 정유소의 정유는 '정유재란'을 연상시키고 '구취'는 발생연도 1597년의 끝 두자리 97년을 연상하게 합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사례가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한 번 검색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세 가지 감각 중 체감각을 이용한 암기 방법도 있습니다. 영어단어 'sharp'는 날카롭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단어를 암기할 때, 필기할 때 쓰는 '샤프'의 모양을 떠올립니다. '샤프의 끝은 날카롭다'라고 외우며 손에 든 샤프의 끝을 확인하는 듯한 손짓을 하는 것입니다. 이 글을 보고 '그렇게 외워도 되는 것이냐?'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암기에는 간단한 단서를 연결하고 결합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입니다. 제가 아주 다양한 예시를 제시하지는 못했습니다. 제 상상력이 부족한 것도 이유이지만 이러한 연상법은 본인이 직접 만든 것으로 활용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여러분의 암기방식을 어떻게 생각하고 비웃는지에 대해서는 신경쓰실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잘 외워지고 오래 기억에 남으면 그걸로 이미 만족스럽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