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정보를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을 때, 그리고 그것이 여러분이 이미 알고 있는 정보와 일치할 때, 그 정보는 나중에 기억하기가 쉽습니다. 옛날부터 사람들은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고 또한 그 사실을 이용하여 기억술을 생각해 내었습니다. 모든 기억술은 암기를 수월하게 하기 위해서 이미 알고 있는 정보를 이용합니다. 기억술은 정보를 단순화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더 정교하게 만듭니다. 이렇게 하면 정보가 더 적어지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정보가 저장됩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정보가 더 많아지면서 회상은 더 잘 됩니다. 더구나 기억술은 새로운 정보 전체를 하나로 조직화하여, 정보의 한 부분이 회상되면 나머지 부분들도 줄줄이 회상되도록 합니다. 어떤 정보를 학습해야 할 때 그 정보를 여러분이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잘 결합하기 어려울 때는 그 정보를 학습하기 어렵다고 느낄 것입니다. 그 정보가 여러분이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잘 맞아떨어질수록 여러분은 필요할 때 그 정보를 인출하기 쉽습니다.
장소법
지금까지 고안된 기억술 중에서 가장 효과적인 몇 가지 방법은 계획적으로 심상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기억술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것 중 하나가 장소법입니다. 이 기억술은 고대 그리스시대로부터 사용되었습니다. 기원전 6세기 이전에는 그리스에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글을 쓰더라도 성가시게 진흙을 사용해야 했습니다. 그런 시대이기에 웅변을 잘하는 사람과 몇 시간씩 걸리는 긴 서사시를 기억하는 사람은 대단한 능력을 갖춘 사람으로 평가되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러한 기억력으로 돈벌이해서 집안 식구를 먹여 살렸습니다. 그 당시에 무거운 진흙 판을 가지고 다닐 수 없었기 때문에 그들은 중요한 정보를 머릿속에 담아 두어야만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그리스 사람들은 장소법을 개발했습니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시모니데스라는 시인이 어떤 귀족이 베푸는 한 연회 석상에 초대되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시모니데스를 찾아와 그는 연회 석상을 나왔습니다. 그때, 연회를 하고 있었던 건물의 지붕이 내려앉아서 그 안에서 놀고 있던 사람들이 모두 죽었습니다. 사람들의 시체가 너무나 심하게 손상되어서 누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유가족들은 시모니데스를 찾아와서 가족의 시체를 찾아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시모니데스는 연회석에 있었던 사람들이 어디에 앉아 있었는지를 머릿속으로 그리면서 어떤 시체가 누구인지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장소법을 사용하여 기억전문가가 되려고 하는 사람들은 건물의 내부를 기억해야 했습니다. 그들은 공공건물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여러 장소에 멈추어 서서는 그 장소를 학습하고 기억했습니다. 그리고는 보통 출입문에서 시작하여 건물 안의 위치를 있는 순서대로 머릿속에서 생각했습니다. 일단 이러한 위치들을 기억하면 그곳을 머릿속으로 다시 산책할 수 있게 됩니다.
"집의 창문의 수는 몇 개입니까?"
이 같은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머릿속으로 여러분의 집을 떠올려야 합니다. 여러분은 머릿속에 있는 여러분의 집을 차례로 돌아다니면서 순차적으로 창문을 셀 것입니다. 장소법에서도 이처럼 머릿속에서 건물 속을 산책하게 됩니다. 만일 기억전문가들이 단어 목록을 학습해야 한다면 그들은 기억하고 있는 건물의 특정 장소에 각 단어를 눈으로 보듯이 생생하게 시각적인 상으로 그려서 가능한 한 생생한 연합을 상상해 내었습니다. 예를 들어, '사랑'이라는 단어를 기억해야 한다면 건물의 홀에 있는 기둥에 포옹한 연인들이 기대어 서 있는 모습을 순서대로 상상하면서 각 장소에 있는 시각 상을 보고 단어를 이야기했습니다. 이러한 장소법이 기억을 증진한다는 것이 여러 실험연구를 통해서 검증되었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피험자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었습니다. 한 집단에는 장소법을 사용하게 하고, 또 한 집단에는 기계적으로 암기하도록 했습니다. 이때 대학생인 피험자들은 40개의 구체적인 단어로 된 목록을 학습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각 단어를 10분에 걸쳐서 한 번씩만 보여 주었습니다. 장소법을 쓰는 학생들은 이 기간에 40개의 구체적인 사물 하나씩을 상상 속에서 학교 캠퍼스 주변 40군데에 놓아두었습니다. 실험 결과, 장소법을 사용한 피험자들은 기계적으로 암기한 피험자에 비해서 무려 7배 가까이 기억했습니다.
이야기 만들기
기억을 돕는 또 다른 유용한 방법은 기억해야 할 정보를 이야기로 구성하는 것입니다. 바워와 클락(1969)은 이 방법을 이전에 전혀 사용해 보지 않은 사람들도 배우면 잘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연구자들은 10개의 구체적인 명사로 구성된 12개의 목록을 피험자에게 학습하도록 했습니다. 그중 어떤 피험자들에게는 다음과 같이 충고했습니다. “목록을 쉽게 학습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목록에 나와 있는 단어들을 서로 관련지어 이야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첫 번째 단어로 시작하여 다음 단어를 계속 추가해서 이야기를 만들어 보세요. 나와 있는 단어의 순서대로 그 다음 단어를 이야기에 추가시키면서, 각각의 이야기를 여러분 자신에게 의미 있는 것으로 만드는 겁니다. 그 후 단어의 목록을 회상할 때는 그렇게 만든 이야기를 생각해 내면서 나오는 순서대로 적절한 단어를 끄집어내면 됩니다." 한 목록에 있는 10개의 단어는 나무꾼, 숲, 화살, 오리 떼, 울타리, 스케이트, 가구, 연인, 베개, 양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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